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
부모들은 아이의 학교생활에 관심이 습니다. 아이가 학교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적응은 잘하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관심도 많습니다. 하지만 부모의 이런 관심과 궁금증을 제대로 풀기에는 학교와 가정의 연계가 아직 부족해 보입니다. 그러다 보니 학교에서 보내 주는 통지표에 쓰여 있는 내용을 읽거나, 선생님과의 전화 통화 등을 통해 아이의 문제를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가 과제물을 잘해 오지 않는다든가, 수업 시간에 집중하는 시간이 짧다든가, 학업보다는 친구와 어울리기에 더 열중한다든가, 학급 친구들과 다툼이 많다든가, 친구와 잘 어울리지 못한다는 등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이때 대부분의 부모들은 매우 당혹스럽고 난감하지요. 아이가 평소 이렇다 할 문제가 없이 모범적이었다면 그 당혹감과 충격은 더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고만 있어서는 안 되겠지요. 반대로 아이의 문제를 너무 대수롭지 않게 넘겨서도 안 되고요. 아이가 어떤 행동의 문제를 가지고 있는지, 또 정서적으로는 문제가 없는지, 학업에는 어떤 문제가 있는지 등을 잘 살펴야 합니다. 아이가 학교에서 왜 그런 문제를 보이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전에 다음의 상황일 때 부모인 나는 어떻게 할지 먼저 생각해 봅시다.
사례 : 공부도 잘하고 집에서는 문제가 없는 남자아이입니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계속 한 아이를 괴롭히고, 급기야 반 아이들 앞에서 그 아이를 무릎 꿇리게 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이 때문에 그 아이의 부모에게서 강력한 항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실제로 아이에게 하는(또는 할 것 같은) 말이나 행동을 먼저 써 보세요.
이제 다음의 각 반응들 중에서 부모인 내 반응과 가장 비슷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골라 보세요.
- 1 "남자아이들은 그러면서 크는 거지 뭘 그런 걸 가지고 그러냐?"라고 한다.
- 2 아이 말은 들어 보지도 않고 무조건 상대에게 사과한 후 아이를 따끔하게 야단친다.
- 3 우리 아이가 그런 행동을 했다면 분명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아이를 변명해 주고 두둔한다. 그러고는 혹시 나중에 문제가 크게 될 것에 대비하여 그쪽 아이의 잘못에 대해서도 자세히 파악해 둔다.
- 4 아이에게 “이 일은 엄마가 알아서 할 테니 너는 공부나 열심히 해라."라고 말하고 학원에 데려다준다.
- 5 “너 이렇게 하면 나중에 깡패 돼."라고 하면서 다시는 그러지 못하게 호되게 혼낸다.
- 6 상대 부모에게 “상황이 어찌 되었건 우리 아이가 연루돼 이런 일이 생겨서 죄송합니다.”라고 먼저 사과하고, “아이가 오면 상황을 자세히 들어 보고 전화드리겠습니다.”라고 한 후 아이가 오면 이야기를 들어 본다.
1. "남자아이들은 그러면서 크는 거지 뭘 그런 걸 가지고 그러냐?"라고 한다.
아이가 가지고 있는 문제에 대해 너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러면 아이의 문제를 냉철하게 대처해서 처리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렇게 아이의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관대하게만 처리하다 보면 아이가 성인이 되어서도 문제 행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많습니다.
2. 아이 말은 들어 보지도 않고 무조건 상대에게 사과한 후 아이를 따끔하게 야단친다.
타인의 시선에 매우 민감한 부모입니다. 평소에도 “남에게 피해를 주면 안 돼." "남이 보면 어떻게 생각하겠니?"라는 훈육을 자주 하며, 항상 남을 의식합니다. 그래서 이런 일이 생기면 아이의 말은 들어 보지도 않고 먼저 혼내기 일쑵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는 부모가 자신을 믿어 주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마음에 상처를 입게 되고, 이 때문에 더 큰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3. 우리 아이가 그런 행동을 했다면 분명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아이를 변명해 주고 두둔한다. 그러고는 혹시 나중에 문제가 크게 될 것에 대비하여 그쪽 아이의 잘못에 대해서도 자세히 파악해 둔다.
지나치게 방어적으로 아이를 감싸는 부모입니다. 학교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에는 나중에 누가 잘못했는지 애매모호해지고 뒤바뀌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상황은 명확합니다. 즉 아이들은 크면서 잘못을 할 수도 있고, 또 잘못을 통해서 배우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부모가 항상 아이를 감싸고 방어적인 대처를 하게 된다면, 아이는 자신의 잘못을 통해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가지지 못하게 될 수 있습니다.
4. 아이에게 “이 일은 엄마가 알아서 할 테니 너는 공부나 열심히 해라.”라고 말하고 학원에 데려다준다.
부모의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봐야 합니다. 이런 부모는 이때뿐 아니라 아이와 관련된 다른 상황에서도 이와 비슷한 행동을 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기 봉사 점수를 얻기 위해 보육원에 봉사 활동을 가야 한다면, 보육원에 같이 가서 엄마가 대신 봉사 활동을 하고 아이는 차에 가서 단어나 외우고 있으라고 하는 행위 등이지요. 배움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고, 반성해 봐야 할 것입니다.
5. “너 이렇게 하면 나중에 깡패 돼.”라고 하면서 다시는 그러지 못하게 호되게 혼낸다.
잘못이나 실수를 수용해 주고 너그럽게 이해해 주지 못하는 부모입니다. 자신을 믿어 주지 않는 부모의 이런 태도에 아이는 잘못을 반성하고 돌이켜보기보다는 서운한 마음만 가득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평소에 작은 잘못을 해도 혼이 많이 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실수할 것 같은 일은 시도하지도 않고, 자신이 없으면 어떤 것도 하지 않으려고 할 수 있습니다.
6. 상대 부모에게 “상황이 어찌 되었건 우리 아이가 연루돼 이런 일이 생겨서 죄송합니다.”라고 먼저 사과하고, "아이가 오면 상황을 자세히 들어 보고 전화드리겠습니다.”라고 한 후 아이가 오면 이야기를 들어 본다.
바람직한 부모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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